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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노트)

백혈병환우회에 대한 4가지 루머

※ 2007년 1월 5일 한국백혈병환우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저의 글을 오랜만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2006년 12월 5일, 여의도성모병원의 백혈병 고액 진료비 부당청구 문제를 백혈병환우회와 약 이백여명의 백혈병 환자와 유족들이 KBS추적60분, 기자회견 개최, MBC9시뉴스 등을 통해 사회적 이슈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 천여명의 백혈병 환자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민원을 제기해 약 백억원을 환급받았고 보건복지부의 대규모 실사를 받아 6개월간 동안 28억3천만원을 부당청구한 것이 적발되어 환급결정과 함께 141억원의 과징금처분까지 받았습니다. 현재 6년째 법정공방을 하고 있지만 여의도성모병원이 대부분 패소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혈병환우회에 대한 4가지 루머>라는 제목의 2017년 1월 5일 글을 보니 감회가 참 새롭습니다.

 

 

 

 

제목: 백혈병환우회에 대한 4가지 루머

 

안녕하세요? 백혈병환우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안기종입니다.

 

저는 재작년 10월 말까지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법대에 학사편입을 하고 이후 8년 동안 사법시험을 1차 시험 3번, 2차 시험 5번을 쳤습니다.

 

최종적으로 재작년에도 사법시험 2차에 떨어졌고 그 다음해 시험을 준비하다가 그동안 무관심했던 환우회가 생각났습니다.

 

5년전 아내가 만성골수성백혈병 가속기 진단을 받았는데 그때는 보험적용이 안되는 상황이었고 완치율이 30%미만이었습니다. 쌍둥이 언니의 100% 일치하는 골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수이식이 힘든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백혈병환우회를 알게 되었고 '글리벡'이라는 꿈의 신약 얘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가속기였기 때문에 임상대상자로 곧바로 글리벡을 먹게 되었고 10개월 후에는 골수이식까지 받아서 현재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내가 글리벡을 먹으면서 골수이식을 준비할 때 백혈병환우회는 다국적제약회사 노바티스, 보건복지부, 식약청을 상대로 한달 300~600만원 하는 글리벡 약값을 인하하고 보험적용을 해 달라는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때 자원봉사자로 그 일을 도우면서 '아내가 골수이식을 통해 살수만 있다면 나중에 백혈병환우회를 열심히 돕겠다.'고 마음으로 저 자신과 약속을 했습니다.

 

재작년 권성기 전 사무국장이 급여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도 후임자가 없어서 임기가 9개월이 지나도록 어쩔 수 없이 사무국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향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상경하여 사무간사로 2달간 일을 하고 임시총회를 통해 2006년부터 사무국장이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쓰고 있나 하면요~~

 

백혈병환우회에서 여의도성모병원의 진료비 불법과다징수에 대한 문제제기 이후에 여의도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일부 환자, 환자보호자가

 

1.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은 사법시험 2차에 5번 떨어지더니 사회에 적개심이 생겨서 이렇게 병원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

 

2. 백혈병환우회가 부당청구 접수 대행을 해주고 환자, 환자보호자들로부터 브로커처럼 고액의 돈을 뜯어내고 있다...

 

3. 다른 대학병원으로부터 언론, 방송 플레이를 통해 여의도성모병원의 백혈병 치료 명성을 떨어뜨려 달라는 사주를 받았다...

 

4. 안기종 사무국장은 부인이 여의도성모병원 환자니까 자신들은 병원으로부터 치료상의 피해를 안 보려고 진료비확인요청 민원을 넣지도 않으면서 다른 환자, 환자보호자는 선동해서 집단민원을 넣게 했다...

 

등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1. 어떤 사람들은 저가 8년의 기간 동안 사법시험 2차에 5번 떨어졌으니까 인생에 실패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법시험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백혈병환우회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고 환우회 일하면서 각종 법률청원이나 민사, 형사소송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또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변호사로 많이 활동하고 있어서 많은 법률적인 조언도 받을수 있습니다. 저의 사법시험 5수생이 자랑은 아니지만 단 한번도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시법시험 여러 번 떨어지더니 사회에 적개심이 생겨서 이렇게 병원에 화풀이을 하고 있다는 루머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백혈병환우회는 재정원칙이 제약회사, 병원, 학회로부터는 후원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기부금을 현금이 아닌 통장 입금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우회 운영비와 급여는 원칙적으로 환자, 환자가족, 후원자의 매달 5천원, 만원 등등의 정기적인 회비로 운영됩니다.

 

부당청구 접수 대행을 해주고 환자, 환자보호자들로부터 브로커처럼 고액의 돈을 뜯어내고 있다는 루머는 백혈병환우회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이겠죠.

 

3. 현재 백혈병환우회의 여의도성모병원 진료비 불법과다징수 문제제기 이후로 실제 환자들의 치료비를 줄여주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던 신촌세브란스, 서울대, 이대목동, 서울아산, 삼성서울, 아주대, 순천향대, 경북대 등등의 대학병원도 환자들의 민원들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대학병원으로부터 언론, 방송 플레이를 통해 여의도성모병원의 백혈병 치료 명성을 떨어뜨려 달라는 사주를 받았다는 루머는 누가 퍼트렸는지는 몰라도 수준이 너무 낮은 방법입니다.

 

4. 그리고 저는 재작년 9월에 아내의 골수이식 비용인 1,200만원이 정확하게 계산되어 청구되었는지 심평원에 진료비확인요청을 했고 작년 4월에 500만원을 여의도성모병원으로부터 환급을 받았습니다.

 

원무과와 교수님의 전화까지 있어서 저는 취하도 생각했으나 아내가 절대 안된다고 했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도 부당청구 자료가 필요하고 당신이 취하하면 사무국장 계속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렸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여의도성모병원의 진료비불법과다징수 문제제기를 위한 추적60분에 출연한 환자와 환자가족은 이미 심평원에 진료비확인요청을 해서 여의도성모병원으로부터 환급받았거나 환급을 기다라고 있는 환자 및 환가가족입니다.

 

이들은 이미 환급을 받았고 현재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담스러운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병원까지 옮길 수 있는 부담스러운 일을 하는 이유는 불법적 치료비 징수로 말미암아 더 이상 치료를 포기하고 가정이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이제 심평원에 청구해서 받을 수 있는 급여사항을 환자에게 직접 비급여로 징수하는 불법적 임의비급여 및 선택진료를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선택진료비가 부과되는 허위 선택진료비를 근절하고 보험기준이 의학발전을 따라오지 못해서 생기는 의학적 임의비급여는 보헙급여 확대를 통해 해결하는 노력을 환자단체, 의학-병원단체, 심평원, 보건복지부 모두가 해야 할 때입니다.

 

이상한 루머를 퍼뜨려 논점에 물타기하는 수법은 80년, 90년에는 먹힐지 몰라도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공개된 자리에서 검증하고 주장하고 토론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돈도 아니고, 칭찬도 아닙니다.

이것보다는 백혈병환우회에서 왜 의료계의 뇌관이라고 하는 임의비급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백혈병환우회에서 이 문제를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풀 것이라고 하는 신뢰와 응원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년 1월5일

안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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