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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노트)

일은 하루에 한가지만

일은 하루에 한가지만 

 

매주 월요일 오전마다 주간업무회의가 있다. 지난 한주간의 사업과 이슈를 평가하고 이번 한주간의 사업과 이슈를 기획하는 시간이다. 나의 주관업무회의 보고서에는 앞으로 할 사업이나 이슈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추진경과를 완료(∨), 진행(), 연기(), 취소(×) 4가지로 체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내일 1월 2일 신년 회의 보고서에도 추진해야할 일이 30개 이상 적혀 있다. 문제는 이 숫자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2년 전에도, 1년 전에도, 6개월 전에도, 한달 전에도 30개 이상이었다. 많은 일들이 끝나지만 곧바로 다른 일들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월요일 회의 때마다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보다는 “이 많은 일을 언제 다 하나?”하는 중압감으로 기가 죽는다.

 

나의 삶은 늘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이다. 보건의료전문지를 보면 늘 성명과 논평을 발표해야 할 것 같고, 회계 담당자의 보고를 들으면 늘 후원제안서를 만들어야 할 것 같고, 환자권리 관련 토론회, 회의 제안이 들어오면 항상 가야할 것 같고, 기자들이 전화하거나 인터뷰 요청하면 모두 응대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할 것 같은” 일들은 모두 나의 보고서에 사업이나 이슈로 올라간다. 그러니 늘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나의 일은 늘어나다.

 

“일을 잘 하면 뭐하나? 즐겁지 않은데...” 그래서 오늘 2013년 1월 1일 새해 첫날이 다 가기 전에 나는 결단했다. 이제부터 일은 하루에 한 가지만 한다.” 보고서에도 주간사업계획으로 5개만 올릴 것이다. 10시간 뒤에 회의가 있는데 내일부터 바로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