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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노트)

<환자Shouting카페: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 Listen to Patients> 리뷰

<환자Shouting카페: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 Listen to Patients>

 

환자단체연합회, 6일(화), 오후 7시 정동 <산다미아노>에서 제3회 ‘환자Shouting카페’ 개최

환자가 원하는 대통령이 추진해야할 보건의료정책 11개 발표

문재인 부인 김정숙 여사 및 안철수 부인 김미경 교수 참석, 박근혜 후보 축전

대선후보 부인들, <환자의 아픔을 듣고, 답하다>는 시간을 가짐

선택진료, 환자안전사고, 카바수술, 의약품 부작용 ‘스티븐존슨증후군’ 피해자 샤우팅 이어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은 11월 6일(화) 오후 7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 다미아노(San Damiano)에서 제3회 ‘환자shouting카페’를 개최했다.

 

 

 

 

 

 

이번 ‘환자Shouting카페’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었다. 1부는 <대선후보-환자의 아픔을 듣고, 답하다> 주제로 문재인 후보 부인과 안철수 후보 부인 그리고 약 150여명의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잘못된 선택진료 관행과 고액의 간병비로 이중 고통을 겪고 있는 손영준(24세) 어머니 우미향씨와 항암제가 빈크리스틴이 척수강내로 잘못 주사되어 사망한 정종현 어머니 김영희씨가 차례로 샤우팅를 했다.

 

준영이는 마취과 선택진료의사가 아닌 레지던트 1년차에 의해 마취를 받는 과정에 심정지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로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6년째 세미코마 상태로 병원 침대 신세를 지고 있다.

 

 

 

 

 

 

선택진료의사로 이름이 기록되었던 마취과 과장은 영준이의 수술에 대해서 아는 바도 보고받은 바도 없으며 모든 수술의 마취과 선택진료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는 것이 관례이고 일요일에 마취과장이 수술을 위해 출근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

 

준영이 부모는 억울해 경찰에 형사고소를 했지만 허위청구한 선택진료비를 반환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지난 6년 동안 간병비만 1억원 이상이 들었고 준영이 엄마는 간병으로 허리디스크에 우울증까지 걸렸다. 영준이 엄마는 병원에서 선택진료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정부가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자신의 소원은 하루라도 아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이라고 울음을 터트렸다.

 

 

 

지난 6월 제1회 환자shouting카페에서 샤우팅했던 종현이 엄마가 다시 무대에 섰다. 샤우팅 이후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종현이 사연이 방영되었고 병원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공개사과를 했고 이중삼중의 투약오류 예방조치를 약속했다.

 

문제는 그로부터 한 달 반도 되지 않아서 동일한 빈크리스틴 사망사고가 인천의 모병원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종현이 엄마는 이제는 언론, 방송에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국회가 환자안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준이 엄마와 종현이 엄마의 샤우팅이 끝난 후 최현정 아나운서가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환연이 환자 1,000명 대상으로 물어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추진하기를 희망하는 보건의료정책 세 가지를 고르도록 한 결과, 환자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병원비 폭탄 비보험 진료비를 없애는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25.83%(775명)로 가장 많이 나왔다.

 

‘고액 간병비와 간병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통령’이 15.00%(450명)로 뒤를 이었으며, ‘병원 안전사고 방패막이 <환자안전법>을 제정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 11.97%(359명)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4위는 ‘지방 중증환자가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대통령’이 10.83%(325명), 5위는 9.13%(275명)가 선택한 ‘암생존자가 투병이전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위는 ‘환자의 알권리를 확대해 병원/의사 선택권을 보장하는 대통령’이 7.27%(218명), 7위는 ‘말기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확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 4.87%(146명)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8위는 ‘응급질환과 중증외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대통령’(4.43%, 133명), 9위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통령’(4.07%, 122명)으로 꼽혔으며, ‘환자가 병원서비스 평가와 의료정책 수립에 참여하도록 하는 대통령’이 3.08%(114명)로 10위, ‘우리동네 좋은 의원을 만들어 지역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2.80%(84명)로 11위 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11가지 보건의료정책공약을 발표한 후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를 먼저 단상에 초대했다.

 

 

김미경 교수는 “환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모두 반갑고 피해자들의 사연을 들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며 “나 역시 올해 수술을 받았습니다. 일주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는데 3개월 동안 입원하게 돼 힘들었습니다. 피해자 사연과 비교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분노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의료사고 재발을 막고 여러분의 권리를 되찾을 방법은 의료시스템 혁신입니다. 의료서비스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의료행위 중 발생하는 인적오류를 막을 체크리스트를 도입해야 합니다. 피해를 보신 분이 사용하는 비용을 최대한 보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진료를 잘못하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려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진짜 진료가 시작됩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김미경 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생각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선택진료, 상급병실, 고가의 치료비를 건강보험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안철수 후보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해 안철수 후보의 공약도 함께 설명했다.

다음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김정숙 여사가 단상에 올랐다.

 

 

김정숙 여사는 “여기에서 보고 들은 것 모두 문재인 후보에게 반드시 전달하겠다”며 “우선 나도 샤우팅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여사의 샤우팅이 시작되었다. “친정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것 같아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진료를 모두 다 받았지만, 상태는 심화됐다. 한참 뒤, 개인이 하는 병원에 가보니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인 어머니에게 그동안 ‘비타민제’를 투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병원에 따지자 기준에 치매가 아닌 것으로 나와 치매약을 주지 못했다”고 했다며 “비타민제만 먹는데 4년 세월이 다 갔다. 어머니는 치매에 걸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시누이가 급성 편도선 수술을 받은 후 고열 증세를 보여 원인을 찾지 못하던 중, 다시 찍으니 수술 부위에 거즈가 있음을 발견해 치료한 경우도 털어놨다.

 

그리고 김미경 교수와 같이 문재인 후보의 보건의료정책도 소개했다. 문재인 후보는 <1년 본인부담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보호자가 없는 병원> <지방 공공병원을 많이 세우는 일> <호스피스 완화의료 확대> <응급질환 치료강화> <환자의 알권리 확대> <도시지역 보건소와 농촌지역 보건센터를 강화해 만성질환 체계적 관리> <1차 의료기관 강화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할 것이고 환자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불참한 박근혜 후보는 위로메시지로 참석을 대신했다. 박 후보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질병은 환자 본인의 삶은 물론 그 가족의 삶을 좌절로 몰고 간다. 그 짐을 나눠지고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일 텐데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 사회 시스템이 아직 많이 부족하고 고쳐야 할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가 미비해 혜택을 못 받고, 법이 미흡해 피해를 입고도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꼭 필요한 곳에 국가재정이 지원되지 못한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환자의 치료와 재기를 든든하게 지원하고 가족의 고통을 국가와 사회가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공약 건의사항을 꼼꼼하게 챙기고 현실적인 방안을 세워서, 억울한 일 없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갈 토대를 쌓겠다”고 축전을 통해 밝혔다.

 

1부를 마친 후 휴식시간에 대선후보 부인들은 곧바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샤우팅하신 출연자와 참석한 환자와 환자가족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포옹하고 인사를 나눴다.

 

 

                 

                   

2부 첫번째 샤우팅은 감기약 부작용으로 ‘스티븐존슨증후군’ 진단을 받고 두눈을 잃은 아내를 위해 그녀의 남편이 했다. 아내는 15분마다 눈에 안약을 넣으며 3년 동안 버티고 있고 이제까지 각막이식술을 4회, 양막이식술을 10회 이상을 했다. 이것도 시력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눈이 녹아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시신경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스티븐존슨증후군’을 진단받은 상당수의 환자가 사망하는 심각한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나 제도는 없다. 약사법에는 피해구제 절차와 제도를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보건복지부, 한국소비자보호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어느 곳에서도 환자의 얘기를 들어주는 곳이 없었다.

 

이젠 정부도 못믿겠다고 생각한 그는 정부를 상대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와 제도를 만들도록 행정입법부작위 헌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의 싸움은 오늘도 진행중이다.

 

마지막 샤우팅은 관련학회와 모 의료인간에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첨예한 의학적 논쟁을 벌이고 있는 신종 심장수술법인 일명, 카바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길정진씨(70세)의 딸 길윤희씨와 길윤진씨가 했다. 지난 6월 15일 ‘카바수술’의 한시적 비급여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이번 사망사고는 정부가 제때 ‘카바수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예방가능한 사건이었다.

 

 

 

 

유족은 의무기록지에 수술 전날 협진을 한 같은 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수술 후 출혈 위험이 따를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로 경과 관찰할 것을 권한다.”는 소견을 확인하고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공통적인 의견이 길정진씨는 카바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경증 환자라는 것이었다. 이번 길정진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카바수술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Shouting카페’는 외치고 싶은 환자들과 들을 준비된 사람들은 누구나 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대선후보 부인이신 김정숙 여사와 김미경 교수의 참석으로 제3회 환자shouting카페가 더욱 풍성할 수 있었다.

 

2012.11.7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카노스,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 환자shouting카페 홈페이지(www.shoutingcafe.kr)에 관련자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