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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사)

[YTN] 응급환자에게도 '특진' 강요하는 대형 병원

응급환자에게도 '특진' 강요하는 대형 병원

2013.10.10 YTN 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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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y

  •  
[앵커]

YTN 현장 24!

오늘은 의료 현장에서 만연하고 있는 '선택진료' 실태를 고발합니다.

YTN 취재 결과, 한 대학병원이 선택진료를 내세워 응급환자까지 외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대형 병원에서도 환자들의 선택권은 크게 제한적이었습니다.

강정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가족과 병원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약물 쇼크로 쓰러진 응급환자의 입원 문제 때문입니다.

병원 측이 입원에 앞서 선택진료 요청서에 서명을 요구하자, 환자 가족들이 이의를 제기한 겁니다.

[인터뷰:간호사]
"교수님 다섯 분 전부 특진 지정이 되셨으면 특진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방법이 없죠."
(특진은 선택 사항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입원을 못하시겠다면 보호자분이 다른 병원에 전화를 거셔서 알아 보셔야 해요."

이 환자는 일반진료를 받으면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의료급여 1종 수급자인데도 선택진료를 받게 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

결국 근처에 있는 중견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야 했습니다.

[인터뷰:하 모 씨, 환자 가족]
"어려운 형편이라는 걸 알면서도 선택할 여지 없이 '퇴원하는 순간까지 특진을 선택하지 않으면 중환자실로 입원이 안됩니다' 이건 정말 일방적인 횡포다..."

이에 대해 대학병원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세부 전공 분야까지 일반 의사를 배치하기 어렵고 법으로도 강제돼 있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병원관계자]
"같은 신경과지만, 세부 전공이 조금씩 다 달라요. 두통·뇌졸중·약물질환 이런 부분은 다 선택진료 의사더라고요."

또 다른 대형병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병원 관계자]
"(일반 진료 선생님은) 수요일만 진료하세요. 토요일은 격주로 하시고..."
(특진하면 비용 차이는 얼마나 되요?)
"진찰료는 55%가 붙고요. 나머지는 여기 읽어 보시면 되요. 추가로 다 붙어요. 만약에 하게 되면..."

실제, 전국의 상급 종합병원으로 분류된 43곳 모두가 선택진료제를 채택하고 있고, 선택진료 의사 지정 비율은 법정 제한 수치인 80%에 육박합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진료비의 20∼100%까지 추가 비용을 떠안게 되는데, 암이나 심장병 등 4대 중증질환은 예외없이 여기에 포함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병원의 적자 보전이나 수익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까지 악용돼 왔습니다.

[인터뷰: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더 심각한 건, 기초생활 수급자·차상위계층은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되는 진료비는 면제해줘요. 돈이 없으니까, 그런데 선택진료비는 다 부과시키고 있어요."

한 해 동안 500병상 이상 대형 병원들이 거둬들이는 선택진료비 수익은 1조 3천억 원 규모!

정부는 4대 중증 질환 전액 보장이라는 공약을 이행 과정에서 선택진료비를 비롯한 3대 비급여 항목은 빠뜨렸습니다.

공약이 빈말이 되지 않으려면 큰 병원들의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진료' 문제부터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정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