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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사)

[헬스경향] '보호자 없는 병원’ 이렇게 생각한다.

'보호자 없는 병원’ 이렇게 생각한다.

 

 

2013.09.11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환자=간병비 줄어 긍정적…병원 내 ‘안전사고’ 우려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는 중증환자에게 한 달에 180만원이나 드는 간병비는 큰 부담이다. 국가차원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간병비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더욱이 환자 입장에서는 비전문가인 간병인이나 가족에게 보살핌을 받는 것보다 의료인인 간호사가 치료하면서 돌봐주는 것이 더욱 좋다. 실제로 지금까지 병원에서 환자가 어떤 의문이 생기거나 치료에 대한 문의를 하기 위해 의사나 간호사나 부르면 가장 흔히 듣는 말이 “잠깐만요”라는 대답이었다.

이는 곧 ‘대답해줄 시간이 없다’는 걸로 느껴져 질문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보호자 없는 병원을 통해 간호사와 환자가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병원 내에 보호자 등 제3자가 병원에서 정해준 면회시간에만 환자를 만날 수 있다 보니 병원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즉 낙상·투약오류·감염 등에 대해 덮어버리거나 쉬쉬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사진]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런 부분만 의료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계도하고 보완한다면 매우 좋은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해당사업은 현재 우리나라의 병실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보조침대에서 자거나 병실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이니 많은 연구와 시범사업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논의해 제대로 된 간호·간병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병원=간호인력 자체 해결 어려워…관련당국 나서야

우리의 경우 관절전문병원이나 보니 환자 중에 무릎수술 등으로 보행이 불가능한 이들이 많다. 그래서 수술 후 보호자나 간병인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보호자들이 간병할 여건이 안 되다보니 수술 후 관리 때문에 수술 자체를 꺼리는 이들을 많다.

또 간병인을 두려고 해도 비용 문제와 질적인 부분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보면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한지 약 2개월 정도 됐는데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보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사진] 구미성 목동힘찬병원 기획실장



문제는 ‘간호사인력’을 구하는 부분이다. 우리 같은 중소병원의 경우 본래 간호인력을 구하기 어려운데 보호자 없는 병원의 간호인력은 3교대로 근무해야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팀을 이뤄야하는 특수성 때문에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간호조무사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는 간호인력을 구하는데 월 약 80~90만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인건비와 일부 시설투자비에 그치다보니 간호인력 수급에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에서 연구용역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혜택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호사=급여체계개선과·기숙사문제 등 논의 필요

[사진]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



의료현장에서 많이 보는 장면이 있다. 바로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생겼을 때 누가 간병할 것인지를 두고 싸우는 모습이다. 누가 간병할 것이며 간병인을 둔다면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가족끼리 대립한다.

이런 현실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우리는 국내 최초로 간호사 위주의 ‘보호자 없는 병원’과 ‘환자안심병동’을 운영했다. 가장 달라진 점은 국내 간호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부분이다.

간호인력이 증원되면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7~8명이 됐다. 과거에는 간호사 3명이 환자 50명을 관리하다보니 상호소통이 어려워 환자상태파악도 어렵고 간호사와 의사간 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이런 부분이 많이 해결됐다. 또 많은 간호사들이 우려했던 문제, 즉 간호사가 환자의 대소변까지 다 받아야 하나라는 부분도 실제 운영해보니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처음 배우게 되는 나이팅게일 간호이론을 보면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곳에서의 물리적 요소, 개인의 심리적 환경 등을 관리함으로써 질병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간호사들도 이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업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간호 인력을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 보호자 없는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3교대를 해야 해 근무환경이 좋지 않다. 따라서 급여체계 개선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원간호인력에 대한 요건을 좀 더 유연하게 해 보조인력(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아닌)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