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13년 제1차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김성덕 위원장(왼쪽 둘째)이 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국가생명윤리위 ‘연명치료 중단 특별법’ 권고
의료현장 남용 위험성 제기
생명윤리위원장도 “보완 필요”
무연고자는 병원윤리위가 결정
입법까진 ‘사회적 합의’ 먼 길
의료현장 남용 위험성 제기
생명윤리위원장도 “보완 필요”
무연고자는 병원윤리위가 결정
입법까진 ‘사회적 합의’ 먼 길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 빼고
‘임종말기’ 환자만 적용
“범위 좁혔다” 긍정평가도
“환자들은 의미있는 삶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성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생명윤리위) 위원장은 31일 연명치료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의가 불붙은 계기는 2009년 김아무개 할머니의 연명치료 중단 사건이다. 그해 5월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병원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내 이겼다. 이런 흐름 속에 생명윤리위의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 논의가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번 생명윤리위의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한 특별법 제정 권고를 계기로 연명치료 중단 절차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생명윤리위 권고안을 보면,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대리인이나 가족들의 합의를 통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표 참조) 극단적으로 가족이나 친지가 나타나지 않는 무연고자에 대해서는 병원윤리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연명치료가 종료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우려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제기됐다. 안기종 생명윤리위 특별위원(한국환자단체연합회 상임대표)은 당시 생명윤리위 산하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비록 가족 전원의 진술이 일치된 경우라 하더라도 의사가 이를 환자의 의사로 추정해 인정할 수 없다”며 “단순히 가족의 진술만으로 환자 의사를 추정할 때 의료 현장에서 남용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덕 생명윤리위 위원장 역시 이날 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가족 모두가 합의해도 이를 환자 의사로 추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는 만큼, 제도화 과정에서 법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연명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이번 법제화 과정에서 숙제로 남았다. 환자단체는 치료비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층 환자나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호스피스 의료 시설 및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가족들이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비의료적 이유로 환자의 생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저소득층 환자의 가족들이 연명치료의 갈림길에서 생명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연명치료 중단 대상이 축소된 데 대해 안도하는 반응도 나왔다. 이번 권고안은 중단할 수 있는 연명치료를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등 전문적인 의학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특수 연명의료’로 제한하고, 영양·수분 공급과 같은 일반 연명치료는 여기서 제외했다. 특수 연명치료가 필요 없는 ‘지속적 식물상태’의 환자 등은 연명치료 중단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구인회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연명치료 중단 대상에서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가 빠지고 임종 말기 환자 등에게만 적용해 그나마 다행이다. 임종 말기 환자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대리결정을 허용하는 만큼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생명윤리위의 권고안은 법제화 등 후속 논의 과정에서 △환자 의사의 좀더 명확한 추정 △대리결정 절차 등 연명치료 중단의 세부 시행 방식 △연명치료 환자에 대한 의료·사회적 지원방안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더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News(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키뉴스]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0) | 2013.12.29 |
---|---|
[내일신문] 의료인 폭행협박 방지, 소통이 해법 (0) | 2013.12.29 |
[SBS] 악용 가능성 큰 '연명의료 중단'…제어장치는? (0) | 2013.12.29 |
[보도자료] 환자들은 처방내역, 조제내역, 중요 복약지도 내용 모두를 알고 싶어한다. (0) | 2013.08.28 |
환자들의 안전한 치료 위한 종현이법 (0)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