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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칼럼)

[리뷰] 보건복지부의 ‘찾아가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계획수립 ‘현장’ 간담회 후기

보건복지부의 ‘찾아가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계획수립 ‘현장’간담회 후기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보건복지부, 찾아가는 현장간담회 가져

 

4월 2일 오후 3시, 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이 사람들로 꽉꽉 찼다. ‘국민행복의료보장추진본부’ 관계자들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다. 지난 3월 29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방문 이후 두 번째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방안과 3대 비급여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환자단체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16명이 참석했고, 환자단체연합회에서 14명이 참석했다. 16평인 사무실 중에서 빈 공간에는 모두 보조의자를 놓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후 5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국민행복의료보장추진본부’ 및 의견 수렴방법을 소개하는 약 10분을 제외하면 7명의 개별 환자단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간담회를 마친 후의 환자단체 참석자들의 반응은 “진영 장관이 오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잘 된 것 같다.”였다. 장관이 오셔서 30분 정도 잠깐 얘기 듣고 떠나버리는 생색내기용 간담회였다면 환자단체 참석자들의 허탈감은 컸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간담회는 환자단체 참석자들이 2시간 내내 충분히 얘기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 주었고 나중에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서 간담회가 자연스럽게 마쳐졌다.

 

 

 

환자 중심의 건강보험 제도가 되어야

 

보험급여과 배경택 과장이 “어떤 것을 도와드려야 할지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 줬으면 좋겠다.”라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에 환자단체연합회 김태호 중부지회장은 “1차 치료제가 듣지 않으면 같은 기전의 다른 1차 치료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 중에서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건강보험 적용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다발성골수종환우회 백민환 대표는 “약가협상에 제도적 한계가 있다. 신약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결정이 되어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면 다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되돌아가는 문제점이 있다. 동일한 과정을 다시 거치는 동안 해당 중증환자들은 대부분 사망한다. 정밀한 검토도 중요하지만 의약품 접근권이 더 중요한 경우에는 급여결정 및 약가협상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회 박진석 사회정책국장은 “건강보험 적용은 되었지만 재정이 부족해 당분간 본인부담금을 환자가 100% 전액 부담하는 ‘100/100급여’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우선으로 환자 본인부담율을 대폭 줄이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장병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보험 적용에 있어서 일률적인 기준이나 제도를 적용하기 보다는 환자맞춤형 기준이나 제도를 도입해 환자의 개별적 특수성을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빨리 해결해야

 

이날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는 이슈의 중심이었다. 백혈병환우회 이은영 사무국장은 “진료비영수증에 비급여의 핵심인 고액의 선택진료비가 존재하는 한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지지 않는다. 더구나 중증환자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이윤 창출을 위해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선택진료제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하고 대신 환자의 의사 알권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선택진료비 규모를 의료계에 그대로 인정해 주되 배분방식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천성심장병환우회의 안상호 대표는 “상급병실료 때문에 환자들은 두 번 울게 된다. 방금도 소아 선천성심장병 아기 엄마에게서 문자를 받았는데, ‘심장재단에서 치료비 도움을 받아서 수술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는데 지금 65만원 하는 특실밖에 없다고 한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문자를 받았다.”며 고액의 울며겨자먹기식의 상급병실료도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현장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가져야

 

복지부 배경택 과장은 “보건복지부 내에서 전반적인 의료체계 개편을 위해 여러 팀이 구성되었다. ‘중증질환보장팀과 비급여개선팀’은 새로 신설되었다. 사실 의료분야는 한 부분만 개선해서 될 것이 아니다. 전체 보건의료체계와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전반적으로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보겠다. 계속 환자단체와 만나서 좋은 의견을 들어 정책 반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곽명섭 팀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서 솔직한 설명을 했다. “각 병원 비급여 내용을 유형별로 분석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분석이 끝나야 4대 중증질환 확대나 3대 비급여 해소 방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해 국민의 병원비 걱정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 계속 조언을 듣는 소통의 기회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는 “오늘 처음으로 보건복지부가 환자단체 활동가들을 만나러 현장에 왔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의료공급자단체와 환자단체는 의료현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가 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한의사협회, 간호협회 등 의료공급자단체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부터는 우리 환자단체의 얘기도 많이 듣고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했으면 좋겠다. 오늘이 그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간담회 소감을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