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사)

문재인, 안철수 후보 아내, '환자shouthing 카페' 통해 환심(患心) 듣기에 나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 아내, '환자Shouting카페'에서 환자의 아픔을 듣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의 제3회 '환자Shouting카페'가 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 다미아노(San Damiano)'에서 열렸다. '환자Shouting카페'는 환자들이 자신이 가진 억울함이나 불만, 가슴속 상처 등을 마음껏 외치고(shouting, 외침), 함께 위로하며(healing, 치유), 해결(solution,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한 오프라인 소통 공간이다.

 

지난 6월부터 격월로 진행되어 제3회째를 맞은 이번 '환자Shouting카페'는 1부 '대선후보- 환자의 아픔을 듣고, 답하다'와 2부 ' 의약품 부작용 스티븐존슨증후군 실명피해자와 카바수술 사망자 유족'의 샤우팅으로 채워졌다. 이번 '환자Shouting카페'에는 특히 이들의 사연을 직접 듣고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대선후보 부인들이 함께 해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 '제3회 환자shouting카페-대통령을 꿈꾸는 사람, Listen to patient' 환자연합회는 지난 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3회 환자shouting카페-대통령을 꿈꾸는 사람, Listen to patient'을 개최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병원을 믿었다. 그리고 믿었던 병원은 나를 속였다."

 

최현정 MBC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행사가 시작되자 잘못된 선택진료 관행과 간병고통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손영준 환자의 어머니 우미향씨가 무대에 올랐다. 우씨는 2007년 선택진료의사로 마취과 과장을 선택했지만 실제 수술장에는 레지던트 1년차가 혼자 들어왔고,  전신마취를 하던 중 발생한 심정지로 인해 세미코마 상태에 빠진 아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우미향씨는 "처음부터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면 수술동의서에 싸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술 전 마취에 관해 한마디도 듣지 못한 것을 억울해 했다. 믿었던 병원에 배신당하고 눈물을 쏟아내는 안타까운 사연에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권용진 서울의대 교수, 이인재 변호사로 구성된 'solution자문단'에서는 선택진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선택진료비가 필요한 것인지에 관해 정책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뒤를 이어 지난 1회, 2회에 '환자Shouting카페'에서의 외침을 통해 '종현이법'을 끌어낸 장본인, 고 정종현씨의 어머니 김영희씨가 샤우팅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 외침 후에 언론에서 종현이 사연을 다루고, '종현이법'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또 병원에서도 최선을 다한 사과를 해와 나름의 치유가 된 것 같다"며 이후의 성과를 알렸다. 무엇보다 의료사고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환자안전법' 제정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 김씨가 이뤄낸 가장 큰 성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또 다른 종현이가 나왔다"며 이후 한달반만에 인천에서 또다시 반복된 사례를 소개하며 안타까워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우리들은 눈물만 흘리고..."

 

김영희씨의 외침 뒤에는 '환자 1000명에게 물었다. 환자가 바라는 대통령은?'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대선후보들을 대신해 참석한 후보 아내들이 대선후보의 보건의료정책공약을 얘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1,000명의 환자에게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추진하기를 희망하는 보건의료정책 세 가지를 고르도록 한 결과, 환자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병원비 폭탄 비보험 진료비를 없애는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25.83%(775명)로 가장 많았다.

 

'고액 간병비와 간병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통령'이 15.00%(450명)로 그 뒤를 이었으며, '병원 안전사고 방패막이 <환자안전법>을 제정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 11.97%(359명)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4위는 '지방 중증환자가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대통령'이 10.83%(325명), 9.13%(275명)가 선택한 5위는 '암생존자가 투병이전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대통령'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는 '환자의 알권리를 확대해 병원/의사 선택권을 보장하는 대통령'이 7.27%(218명)로 6위, 7위는 '말기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확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 4.87%(146명)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8위는 '응급질환과 중증외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대통령'(4.43%, 133명), 9위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통령'(4.07%, 122명)으로 꼽혔으며, '환자가 병원서비스 평가와 의료정책 수립에 참여하도록 하는 대통령'이 3.08%(114명)로 10위, '우리동네 좋은 의원을 만들어 지역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이2.80%(84명)로 11위 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 아내 김정숙 여사와 안철수 후보 아내 김미경 교수가 환자의 아픔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환자들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자의 아내 김미경 교수는 "건강하게 키운 자식을 살려달라고 간 병원에서 반식물인간을 만들어놨다니 나도 딸을 키우는 엄마지만 영준이 어머니 마음이 어떨지 가늠하지 못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의료시스템에도 체크리스트의 도입과 장기적인 관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줘 다시는 영준이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아내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후보가 7일 발표할 보건정책 공약내용을 일부 언급하며 설문조사 결과에 답했다. 김 여사는 "무대에 오르니 나도 샤우팅을 하게 된다"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친정어머니가 의료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4년 간 알츠하이머약 대신 비타민을 드시고 계셨더라는 사연과 급성 편도선 수술 후 폐렴을 앓게 된 시누이의 폐렴발병 원인이 수술 중 목에 걸린 거즈 때문이었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데 우리들은 눈물만 흘린다. 나처럼 밝히지 않고 지나가 덮여진 사례가 분명 적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들은 소중한 목소리를 문 후보에게 꼭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제도와 법이 미비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피해를 입고도 구제를 받지 못하며, 꼭 필요한 곳에 국가재정이 지원되지 못한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며, 환자의 치료와 재기를 든든하게 지원하고 가족의 고통을 국가와 사회가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의 소리는 누가 듣나요?

 

계속해서 이어진 샤우팅 무대에는 의약품 부작용인 '스티븐존슨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내를 대신해 남편이 이야기를 전하며 울분을 토했다. '스티븐존슨증후군'을 진단받은 상당수의 환자가 사망하는 심각한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나 제도는 없다. 이에 지난 3년 동안 아내를 살리기 위해,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해왔던 남편은 "보건복지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소비자원 등 국가기관 어디서든 '안타깝지만 답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다"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현실에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외쳤다.

 

올해 70세인 길정진씨는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신종 심장수술법인 '카바수술'을 받고 일주일 뒤 사망했다. 이는 '카바수술'의 한시적 비급여 기간이 끝난 후에 발생한 사망사고여서 정부가 제때 '카바수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전문가들과 국회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길씨의 유가족은 카바수술을 막지 않은 정부의 무책임을 호소했다.

 

이들의 사연 뒤에 자문단에서는 "스티브존슨증후군 환자와 남편의 끊임없는 외침에 '의약품안전관리원'이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피해구제는 받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고, "카바수술은 환자가 아닌 의사들이 먼저 의문점을 제기했던 수술이니만큼 안정성이 입증될 때까지 수술되지 못하게 정부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함께 목소리를 내면 바꿔갈 수 있다. 이제 혼자 싸우게 하지 않겠다"며 환자중심의 의료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