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리베이트 안 주면 약 처방 중단"
국내 제약회사 리베이트 비용 한해 2조 원
MBC뉴스 2013.02.21 곽승규 기자
◀ANC▶
검찰과 경찰이 대대적으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를 수사하고 있는데 제약업체 관계자와 현직 의사 등 수백 명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습니다.
얼마나 뿌리가 깊고 질긴지 모릅니다.
왜 이렇게 리베이트 고리가 끊이지 않는지를 입증해 주는 한 제약회사의 문건이 폭로됐습니다.
곽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한 제약회사가 만든 리베이트 계획 문건입니다.
경기도의 한 병원 의사에게 골프채 세트를 선물하고, 대구에 있는 병원에는 전자제품 9백만 원어치를 사주겠다고 돼 있습니다.
1천만 원이 넘는 결혼식 비용을 대주기로 돼 있는가 하면, 여행 경비까지 지원하기로 돼 있습니다.
또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처방이 중단'되는 불이익을 받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SYN▶ 전직 제약회사 영업사원
"일단 돈부터 싸가지고 들어가야 만나준다 이런 의사도 있고요. 현찰 아니면 안 받는다 이런 분도 있고, 계좌이체도 안 되고 그냥 무조건 종이백에 현찰 싸서 가져다줘야 그때부터 처방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죠."
의사들 역시, 한사코 본인은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유혹은 많다고 말합니다.
◀INT▶ 의사
"3, 4천만 원이나 5천만 원을 지원해준다는 제약회사도 있는데..물건으로 받는 건 영수증이 남기 때문에 의사들이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아요. 검찰에 조사를 받더라도, 현금 받으면 나는 안 받았다고 우기면 안 걸리는데.."
국내 제약회사들이 리베이트로 쓰는 돈은 한해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300여 개나 되는 제약회사들이 보유한 특허 신약은 고작 20개.
복제약 만드는데 주력하다 보니, 영업 능력에 따라 매출이 결정됩니다.
◀INT▶ 안기종 대표/리베이트 감시본부
"(국내 제약사는) 신약개발을 안 하죠. 왜냐하면 신약개발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복제약 판매를 위한) 리베이트를 제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
복제약 영업에 매달리는 업계관행과 처방약 선택권이 의사에게만 있는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리베이트도 사라지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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